서비스화(Servitization)와 제품-서비스 시스템(PSS)
1. 개요
가. 정의
서비스화(Servitization) 란 제조 기업이 단순히 물리적 제품(Product)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에 서비스·솔루션·성과(Outcome)를 결합한 통합 가치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로 전환하는 전략적 과정이다. 그 결과로 만들어지는 제품-서비스 시스템(PSS, Product-Service System) 은 제품과 서비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고객의 '소유'가 아니라 '사용'과 '성과'를 충족시키는 가치 제공 체계를 말한다.
서비스화의 근본 통찰은 '고객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제품이 만들어 내는 결과를 산다'는 데 있다. 항공사는 엔진을 소유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추력(Thrust)과 가동 시간을 원하며, 건설사는 드릴을 소유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뚫린 구멍'을 원한다. 제조업이 제품의 기능·성능 경쟁에만 매달리면 결국 범용재화(Commoditization) 의 가격 경쟁에 빠지지만, 서비스화는 제품을 매개로 고객의 운영 성과·생애주기 비용·리스크까지 책임지면서 경쟁의 축을 '제품 스펙'에서 '고객 성과'로 옮긴다.
이 전환은 수익 구조도 바꾼다. 일회성 판매(Transaction) 중심의 매출은 경기와 교체 주기에 따라 출렁이지만, 서비스화는 유지보수·구독·성과 요금 등 반복 수익(Recurring Revenue) 을 창출해 매출을 평준화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장기화한다. 실제로 제품의 생애주기 전체에서 발생하는 서비스·소모품·운영 매출은 초기 제품 판매액의 수 배에 이르는 경우가 많으며, 이 '애프터마켓(Aftermarket)'을 선점하는 것이 서비스화의 핵심 동기다.
나. 등장 배경과 필요성
서비스화 개념은 1988년 Vandermerwe와 Rada가 처음 제시했지만, 2010년대 이후 디지털 전환(DX) 과 맞물려 급속히 확산되었다. 센서·통신 비용이 급락하면서 제품에 IoT를 내장해 원격으로 상태를 관측하고 제어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가능해졌고, 이로써 제품이 판매된 뒤에도 제조사가 그 제품과 '연결'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즉 디지털 기술이 서비스화의 기술적 전제를 완성한 것이다.
필요성의 측면에서 첫째, 선진 제조업의 제품 범용화와 저가 경쟁 심화가 있다. 신흥국 제조사가 유사한 품질의 제품을 저가로 공급하면서, 기존 제조사는 제품만으로는 차별화와 마진을 지키기 어려워졌다. 둘째, 고객의 요구가 '소유'에서 '사용·성과'로 이동했다. 자본 투자(CapEx)를 운영 비용(OpEx)으로 바꿔 재무 유연성을 확보하고, 유지·관리의 부담을 공급자에게 넘기려는 수요가 커졌다. 셋째, 지속가능성·순환경제의 압력이 커지면서, 제품을 팔고 끝내기보다 회수·재제조·재사용을 전제로 한 사용·성과 기반 모델이 환경 규제와 ESG 요구에 부합하게 되었다.
이처럼 서비스화는 단순한 '애프터서비스 강화'가 아니라, 기업의 가치 제안·수익 모델·운영 역량·조직 문화를 함께 바꾸는 사업 모델 혁신(Business Model Innovation) 이다. 정보관리기술사 관점에서는 이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플랫폼·데이터 거버넌스·IoT 아키텍처의 설계가 핵심 과제가 된다.
2. 서비스화의 유형과 가치 사슬 변화
서비스화는 '제품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이어지는 연속 스펙트럼으로 이해해야 한다. 아래 전체 구조도는 PSS의 세 유형이 고객의 소유권·리스크·가치의 무게중심을 따라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제품의 소유권은 공급자에게 남고, 고객은 '성과'만 구매하며, 제조사가 지는 책임과 잠재 수익이 함께 커진다.
flowchart LR
subgraph PO["제품 지향(Product-oriented)"]
P1["제품 판매 + 부가 서비스(유지보수·교육·보증)"]
end
subgraph UO["사용 지향(Use-oriented)"]
P2["제품 소유권은 공급자(리스·렌탈·공유)"]
end
subgraph RO["성과 지향(Result-oriented)"]
P3["성과·결과 판매(가동시간·산출물 보장)"]
end
PO --> UO --> RO
START["제품 판매"] -.->|"서비스 비중 증가"| PO
RO -.->|"고객 성과 책임 증가"| END["통합 솔루션"]
style PO fill:#e8f0fe,stroke:#2f6fed,stroke-width:1px
style UO fill:#eafbea,stroke:#2f9e44,stroke-width:1px
style RO fill:#fef3e8,stroke:#ed8f2f,stroke-width:2px
세 유형은 단절된 선택지가 아니라 기업이 역량과 데이터를 축적하며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성숙 경로에 가깝다. 각 유형을 원리·사례와 함께 살펴본다.
가. 제품 지향 PSS(Product-oriented) — 제품에 서비스를 '덧붙이는' 단계
제품 지향 PSS는 여전히 제품 소유권이 고객에게 이전되지만, 그 제품의 생애주기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가장 초기 단계다. 설치·교육·연장 보증·예방 정비 계약·소모품 공급 등이 대표적이며, 많은 제조사가 '애프터서비스 사업부'의 형태로 이미 수행하고 있다. 이 단계의 핵심은 판매 이후의 고객 접점을 유지하며 추가 매출원과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도 디지털 기술은 가치를 크게 높인다. 예컨대 제품에 센서를 부착해 고장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예지보전(Predictive Maintenance)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의 비계획 정지(Downtime)를 줄여 주면서 정비 계약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다만 소유권과 운영 리스크는 여전히 고객에게 있으므로, 제조사가 지는 책임은 제한적이다.
제품 지향 단계의 실무적 함의는 '서비스 사업화의 교두보'라는 점이다. 이 단계에서 축적한 가동 데이터·고장 이력·고객 사용 패턴이 상위 단계(사용·성과 지향)로 올라가는 데 필요한 자산이 된다. 반대로 이 데이터 기반 없이 성과 지향으로 바로 뛰어들면, 공급자가 떠안는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손실을 볼 위험이 크다.
나. 사용 지향 PSS(Use-oriented) — 소유에서 '사용'으로
사용 지향 PSS에서는 제품의 소유권이 공급자에게 남고, 고객은 제품을 '사용할 권리'를 구매한다. 리스·렌탈·구독·공유(Sharing)·Pay-per-use가 여기에 속한다. 고객은 초기 투자 부담 없이 필요할 때 자원을 사용하고, 공급자는 하나의 제품을 여러 고객에게 반복 임대하거나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여 자산 가동률을 극대화한다.
이 모델의 원리적 변화는 공급자의 이해관계가 '많이 파는 것'에서 '오래·잘 쓰이게 하는 것'으로 역전된다는 데 있다. 소유권을 쥔 공급자는 제품이 고장 없이 오래 가동될수록 이익이므로, 내구성·정비 효율·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유인이 생긴다. 이는 계획적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와 정반대의 설계 철학을 촉진하며, 순환경제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대표 사례로 복사기 업계의 클릭 차지(Click Charge) 모델이 있다. Xerox 등은 복사기를 판매하는 대신 설치해 두고 출력 매수(페이지당 수 원 단위)에 따라 과금했다. 고객은 장비 구매·유지 부담에서 벗어나고, 공급자는 토너·용지·정비를 포함한 반복 매출을 확보했다. 다만 사용 지향 모델은 공급자가 자산을 재무상 보유하므로 자본 부담과 잔존가치 리스크를 안아야 하고, 사용량 계측·과금 인프라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사용 지향 단계는 '자산 가동률'이라는 새로운 경영 지표를 전면에 세운다. 공급자는 하나의 자산을 여러 고객·시간대에 걸쳐 재임대할수록 단위 매출이 높아지므로, 유휴 자산을 최소화하는 스케줄링·재배치·예약 플랫폼이 수익성을 좌우한다. 예컨대 건설 중장비 공유 모델에서 가동률이 40%에서 60%로 올라가면 동일 자산으로 50%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자산 회전을 높이는 디지털 예약·물류 시스템 자체가 핵심 경쟁력이 된다. 이처럼 사용 지향 모델은 제품 역량만큼이나 플랫폼 운영 역량을 요구한다.
다. 성과 지향 PSS(Result-oriented) — '결과'를 파는 단계
성과 지향 PSS는 서비스화의 가장 높은 단계로, 제품조차 전면에 드러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성과·결과 자체를 거래한다. 고객은 장비나 사용량이 아니라 '보장된 가동 시간', '단위당 산출물', '절감된 비용' 같은 결과를 구매하고, 그 결과를 달성할 모든 수단(장비 선택·운영·정비·교체)은 공급자가 책임진다. 이를 성과 기반 계약(Outcome-based / Performance-based Contract) 이라 부른다.
이 단계에서는 공급자와 고객의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한다. 공급자는 성과를 낼 때만 보상을 받으므로, 제품을 더 효율적으로 설계·운영할수록 이익이 커진다. 반면 성과 미달 시에는 공급자가 페널티나 수익 감소를 감수해야 하므로, 공급자는 제품·운영에 대한 깊은 데이터와 예측 역량, 그리고 리스크를 감당할 재무 체력을 갖춰야 한다. 정보 비대칭과 측정 가능성(성과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계측·합의할 것인가)이 계약 설계의 핵심 쟁점이 된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Rolls-Royce의 Power-by-the-Hour(TotalCare) 이다. 항공사는 엔진을 사는 대신 '엔진 가동 비행시간당 요금'을 지불하고, Rolls-Royce는 엔진 상태를 원격 모니터링하며 정비·교체를 책임져 '보장된 추력과 가동률'을 판다. 이 모델이 성립하려면 엔진 수천 대에서 올라오는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고, 정비를 최적 시점에 수행해 가동률을 극대화하는 역량이 필수적이다. 즉 성과 지향 계약은 '계약서'가 아니라 '데이터·분석 역량'으로 지탱되며, 이것이 후발 경쟁사가 쉽게 모방하지 못하는 진입 장벽이 된다.
아래 표는 세 유형의 차이를 소유권·과금·리스크 관점에서 정리한 것이다(산문 설명의 보조 수단).
| 구분 | 제품 지향 | 사용 지향 | 성과 지향 |
|---|---|---|---|
| 고객이 사는 것 | 제품 + 지원 서비스 | 제품의 사용 권리 | 성과·결과 |
| 소유권 | 고객 | 공급자 | 공급자 |
| 과금 방식 | 판매가 + 서비스료 | 리스·사용량 과금 | 성과·결과 단위 과금 |
| 공급자 리스크 | 낮음 | 중간(자산·잔존가치) | 높음(성과 미달 페널티) |
| 필요 역량 | 서비스 운영 | 사용량 계측·과금 | 데이터·예측·재무 체력 |
| 대표 사례 | 연장 보증·예지보전 | Xerox 클릭차지·장비 렌탈 | Rolls-Royce PBH |
3. 서비스화 실현 아키텍처와 기술 기반
성과 지향 서비스화가 가능하려면 판매된 제품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다시 서비스·과금·설계 개선으로 환류하는 디지털 폐루프(Closed Loop)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아래 세부 아키텍처도는 제품(Thing)에서 발생한 데이터가 플랫폼을 거쳐 성과·과금으로 이어지고, 다시 제품 운영과 설계로 피드백되는 순환 구조를 보여준다.
flowchart TB
subgraph EDGE["현장 계층(Edge)"]
T["커넥티드 제품(센서·액추에이터)"]
G["엣지 게이트웨이(수집·전처리)"]
end
subgraph PLAT["디지털 플랫폼 계층"]
IOT["IoT 플랫폼(연결·디바이스 관리)"]
DT["디지털 트윈(상태 복제·시뮬레이션)"]
AN["AI 분석(예지보전·최적화)"]
end
subgraph SVC["서비스·사업 계층"]
BILL["사용량·성과 과금(Billing)"]
SLA["SLA·성과 모니터링"]
DESIGN["설계·R&D 환류"]
end
T --> G --> IOT --> DT --> AN
AN --> SLA --> BILL
AN -->|"고장 예측·원격 조치"| T
AN -->|"사용 데이터 피드백"| DESIGN --> T
style PLAT fill:#e8f0fe,stroke:#2f6fed,stroke-width:1px
style SVC fill:#fef3e8,stroke:#ed8f2f,stroke-width:1px
이 아키텍처의 각 계층은 서로 다른 역할을 맡으며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현장 계층의 커넥티드 제품은 센서로 가동 상태(온도·진동·압력·가동 시간 등)를 계측하고, 엣지 게이트웨이는 네트워크 지연과 대역폭을 고려해 데이터를 전처리·압축한다. 예컨대 수백 개 센서가 초당 수천 건을 생성하면 원시 데이터를 모두 전송하기 어려우므로, 엣지에서 이상 구간만 선별해 올리는 설계가 중요하다.
플랫폼 계층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이다. 물리 제품의 상태를 가상 모델로 실시간 복제하면, 실제 분해 없이도 마모·수명을 추정하고 '만약'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여기에 AI 분석이 결합되어 고장을 사전에 예측(예지보전)하고 운영 파라미터를 최적화한다. 성과 지향 계약에서 이 예측 정확도는 곧 수익과 직결되는데, 오탐(정상을 고장으로 판정)이 많으면 불필요한 정비 비용이, 미탐(고장을 놓침)이 많으면 성과 페널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비스·사업 계층에서는 수집·분석된 데이터가 사용량·성과 과금과 SLA 모니터링으로 이어진다. 비행시간·가동률·산출량 같은 성과 지표를 객관적으로 계측해 계약 조건과 대조하고, 자동으로 청구서를 생성한다. 나아가 현장 운영 데이터가 R&D로 환류되어 다음 세대 제품의 설계 개선에 쓰이는데, 이 데이터 환류 루프야말로 제품 판매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서비스화의 결정적 경쟁 우위다. 이를 받치는 기반 기술로는 IoT·5G/LPWAN 통신, 클라우드·엣지 컴퓨팅, 데이터 레이크, 구독·과금(Subscription Billing) 시스템, 보안·인증 체계가 함께 요구된다.
4. 비교와 적용 사례
전통적 제품 판매와 서비스화 모델의 차이는 단순히 '무엇을 파느냐'를 넘어 조직·수익·고객관계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제품 판매는 거래가 완결되는 순간 고객 관계가 느슨해지고 매출은 교체 주기에 종속되지만, 서비스화는 계약 기간 내내 관계가 지속되고 매출이 평준화된다. 이 차이가 생기는 근본 이유는 가치의 귀속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제품은 인도 시점에 가치가 이전되지만, 서비스·성과는 사용 기간 내내 누적적으로 창출되므로 공급자는 고객의 성공에 지속적으로 관여할 수밖에 없다.
구체 사례를 보면 그 함의가 분명해진다. Rolls-Royce의 Power-by-the-Hour는 민항기 엔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장기 서비스 계약으로 전환해, 단발성 엔진 판매의 변동성을 수십 년에 걸친 안정적 현금흐름으로 바꿨다. Michelin은 화물 운송사를 대상으로 타이어를 판매하는 대신 '주행 거리(km)당 요금' 모델을 도입해, 타이어를 오래 쓰이게 재생·관리하는 것이 곧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Hilti는 전동공구를 팔지 않고 '공구 함대 관리(Fleet Management)' 구독으로 전환해, 건설사가 월 정액으로 항상 작동하는 공구와 교체·수리·분실 보장을 받도록 했다. 세 사례 모두 공통적으로 '제품을 덜 고장 나게, 더 오래 쓰이게' 만드는 것이 공급자 이익과 일치하도록 유인 구조를 재설계했다.
국내(한국)에서도 서비스화는 확산 중이다. 정수기·안마의자 등 렌탈 기반의 사용 지향 모델이 성숙했고, 산업용 공기압축기·엘리베이터 분야에서는 원격 모니터링 기반의 예지보전 서비스가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성과 지향 단계로 올라가려면 성과를 객관적으로 계측·합의하는 체계와 공급자의 리스크 감내 역량이 전제되어야 하며, 이 부분이 한국 제조업의 서비스화 심화를 가로막는 주요 과제로 지적된다.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보여 주는 또 하나의 함의는 '서비스화의 역설(Servitization Paradox)'이다. 서비스 매출 비중을 늘렸는데도 수익성이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으로, 서비스 제공에 드는 운영 비용·조직 전환 비용이 반복 수익의 증가분을 초과할 때 발생한다. 이를 넘어서려면 서비스를 개별 고객마다 수작업으로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으로 표준화·자동화·규모화해야 한다. 즉 서비스화의 수익성은 결국 데이터와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장처럼' 생산해 내느냐에 달려 있다.
5. 심화 — 최신 동향과 예상 출제 방향
최근 서비스화는 XaaS(Everything-as-a-Service) 와 결과 경제(Outcome Economy) 라는 흐름으로 확장되고 있다. 제조업뿐 아니라 농기계(장비 가동 보장), 조명(Light-as-a-Service), 항공·의료 장비 등 전 산업으로 성과 기반 모델이 번지고 있으며, 생성형 AI가 결합되면서 고객 사용 데이터를 학습해 운영을 자동 최적화하는 '지능형 서비스화'가 부상하고 있다. 또한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와의 결합이 두드러지는데, 공급자가 제품을 소유하는 사용·성과 모델은 제품 회수·재제조·재사용을 구조적으로 촉진해 ESG 성과와 자원 효율을 동시에 높인다.
표준·규제 측면에서는 제품에 디지털 정보를 결합하는 흐름이 서비스화를 뒷받침한다. 유럽연합의 디지털 제품 여권(DPP, Digital Product Passport) 논의처럼 제품의 생애주기 데이터를 추적·공개하는 제도가 확산되면, 제조사가 제품을 판매 후에도 지속 관리하는 서비스화 모델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다만 이런 최신 제도·수치는 지속적으로 변하므로, 답안에서는 구체 연도·버전을 단정하기보다 방향성과 함의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이 안전하다.
정보관리기술사 2차 답안으로는 다음 구성이 효과적이다. ① 서비스화의 정의와 PSS 3유형을 스펙트럼으로 제시하고, ② 이를 실현하는 디지털 플랫폼·IoT·디지털 트윈 아키텍처를 개념도로 그린 뒤, ③ Rolls-Royce·Hilti 등 구체 사례로 수익·리스크 구조의 변화를 설명하고, ④ 데이터 거버넌스·성과 계측·조직 전환 같은 기술사 관점의 성공 요인과 과제로 마무리하면 깊이와 균형을 모두 보여줄 수 있다. '서비스화와 디지털 전환', '제조업의 플랫폼화', 'IoT 기반 사업 모델'을 묻는 문항과 연계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6. 고려사항 및 시사점
서비스화는 기술 도입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기술사 관점에서 다음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 적용 전략(단계적 성숙): 제품 지향 → 사용 지향 → 성과 지향으로 역량과 데이터를 축적하며 단계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데이터·예측 역량 없이 성과 기반 계약으로 도약하면 공급자가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된다. 초기에는 예지보전 같은 저위험 디지털 서비스로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 트레이드오프(리스크와 재무 구조): 서비스화는 수익을 평준화하지만, 공급자가 자산 보유(자본 부담)와 성과 미달 리스크를 떠안는다. 매출 인식 방식도 일시 판매에서 기간 배분으로 바뀌어 단기 재무 지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경영진·투자자와의 기대 관리와 재무 모델 재설계가 필수다.
- 데이터 거버넌스와 보안: 커넥티드 제품은 고객 운영 데이터를 지속 수집하므로, 데이터 소유권·활용 범위·프라이버시에 대한 계약적·법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제품이 네트워크에 상시 연결되면 공격 표면이 넓어지므로, OT/IoT 보안과 안전한 원격 업데이트 체계가 서비스 신뢰성의 전제가 된다.
- 성과의 측정 가능성과 계약 설계: 성과 지향 모델은 '성과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계측·합의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측정 기준·책임 분담·불가항력 예외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분쟁이 빈발한다. 성과 지표(가동률·산출량 등)와 페널티·인센티브 구조를 데이터로 검증 가능하게 설계해야 한다.
- 조직·역량·문화의 전환: 제품 중심 조직은 '판매 후 종료' 사고에 익숙하므로, 고객 성과에 장기 책임을 지는 서비스 중심 조직·평가·인력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영업은 거래 성사에서 고객 성공(Customer Success) 중심으로, 엔지니어링은 스펙 경쟁에서 생애주기 운영 최적화로 목표가 재정의되어야 한다.
- 지속가능성·순환경제 연계: 공급자가 제품을 소유하는 사용·성과 모델은 제품 회수·재제조·재사용을 구조적으로 유도해 자원 효율과 ESG 성과를 높인다. 기술사는 서비스화를 수익 모델일 뿐 아니라 탄소·자원 규제에 대응하는 지속가능 전략의 일환으로 바라보고, 생애주기 데이터 추적 체계와 연계해 설계해야 한다.
- 연계 기술: 서비스화의 실현은 IoT·디지털 트윈·AI 예측·클라우드/엣지·구독 과금·데이터 레이크 같은 디지털 역량과 불가분이다. 기술사는 이들 요소를 개별 기술이 아니라 사업 모델을 떠받치는 통합 아키텍처로 설계·거버넌스하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참고자료
- Vandermerwe, S. & Rada, J., "Servitization of Business: Adding Value by Adding Services" (European Management Journal, 1988):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0263237388900333
- Tukker, A., "Eight types of product–service system" (Business Strategy and the Environment):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bse.414
- Rolls-Royce, "Power-by-the-hour / TotalCare": https://www.rolls-royce.com/products-and-services/civil-aerospace/aftermarket-services.aspx
- Hilti Fleet Management: https://www.hilti.com/content/hilti/W1/US/en/services/tool-services/fleet-management.html
- European Commission, Digital Product Passport (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 https://commission.europa.eu/energy-climate-change-environment/standards-tools-and-labels/products-labelling-rules-and-requirements/ecodesign-sustainable-products-regulation_en
한 줄 요약: 서비스화는 제조 기업이 제품 판매를 넘어 '사용·성과'를 파는 사업 모델로 전환하는 혁신으로, 제품 지향→사용 지향→성과 지향의 PSS 스펙트럼을 IoT·디지털 트윈·AI 분석의 폐루프 아키텍처로 실현하며, 반복 수익과 고객 성과 책임을 맞바꾸는 데이터·리스크·조직 전환이 성패를 가른다.